맞춤법 톺아보기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맞춤법, 원리를 알면 평생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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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톺아보기 연작 5화2026.08.28

어떡해 / 어떻게

‘어떡해’와 ‘어떻게’의 차이를 알아보고, 서로의 실수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봅니다.

‘어떡해’‘어떻게 해’가 줄어든 말이다.

방법을 물을 때는 ‘어떻게’를 쓴다.

난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라는 뜻으로 쓸 때는 ‘어떡해’라고 한다.

‘어떻해’라고 쓰지 않는다.

맞춤법 톺아보기 연작 5화

어떡해요

나는 화면을 조금 더 아래로 내렸다.

그날 이후에도 우리는 자주 대화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작가님 오늘 게스트 변경된 거 들었어요?’

‘네. 지금 질문 다시 잡고 있어요.’

‘저희도 난리남’

‘힘내세요.’

‘작가님도요’

일 때문에 시작해서,

일로 끝나는 대화였다.

다만 전보다 조금 길어졌다.

어느 날은 지방 촬영이 있었다.

아침부터 비가 왔고, 예정돼 있던 야외 촬영이 계속 밀렸다.

작가들은 급하게 순서를 바꿨고,

피디들은 촬영 장소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녁이 다 돼서야 마지막 촬영을 시작했다.

나는 현장 한쪽에서 수정된 질문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때 도현에게 메시지가 왔다.

‘작가님’

곧 하나가 더 왔다.

‘저 어떻해요’

나는 화면을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도현이 휴대폰을 들고 서 있었다.

‘왜요?’

‘아까 받은 최종 질문지’

‘네.’

‘제가 예전 버전 출력해왔어요’

잠시 뒤.

‘지금 알았어요’

멀리서도 표정이 보였다.

막내 피디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다.

실수 하나에도 세상이 끝난 얼굴을 하던 시절이었다.

‘새 파일은 있어요?’

‘노트북에요’

‘프린터는요?’

‘없어요’

‘근처 편의점.’

‘여기 산인데요 작가님’

나는 웃을 뻔했다.

‘몇 부 필요한데요?’

‘출연자용까지 6부요’

나는 가방을 열었다.

아까 사무실에서 나오기 전에 출력해둔 질문지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혹시 몰라 챙겨온 것이었다.

‘저한테 있어요.’

한동안 답이 없었다.

도현이 바로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곧 메시지가 왔다.

‘진짜요?’

나는 종이를 꺼내 흔들어 보였다.

도현이 빠르게 걸어왔다.

“작가님.”

내가 질문지를 건네자 그가 두 손으로 받았다.

“진짜 살았다.”

“다음에는 파일 확인하세요.”

“네.”

몇 걸음 가던 도현이 다시 돌아봤다.

“근데 아까 제가 뭐 틀렸죠?”

“뭐가요?”

“카톡.”

나는 휴대폰을 열어봤다.

‘저 어떻해요’

“어떡해요.”

“아.”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틀렸네.”

“오늘 많이 틀리시네요.”

“그러게요.”

그는 웃다가 질문지를 들어 보였다.

“그래도 이건 작가님이 살려줬잖아요.”

촬영은 그대로 이어졌다.

그날 대화도 거기서 끝이었다.

나는 화면을 조금 더 내렸다.

다음 날 오전, 도현에게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

‘어제 감사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

‘다음에 작가님 사고치면 제가 한번 살려드릴게요’

그 문장을 보며 당시의 나는 웃었다.

‘그럴 일 없는데요.’

‘사람 일 모르는겁니다’

‘모르는 겁니다.’

‘아’

나는 그제야 조금 웃었다.

우리는 아직 서로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같은 프로그램에서 일했고,

서로의 실수를 몇 번 봤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실수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발견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