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톺아보기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맞춤법, 원리를 알면 평생 기억에 남습니다

목록으로 돌아가기
맞춤법 톺아보기 연작 7화2026.08.31

되요 / 돼요

‘되요’와 ‘돼요’의 올바른 표현을 알아보고, 함께하던 일이 끝난 뒤에도 연락을 이어가기로 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돼요’는 ‘되어요’가 줄어든 말입니다.

‘되어요’로 바꾸어 자연스러우면 ‘돼요’라고 씁니다.

따라서 ‘되요’가 아니라 ‘돼요’가 맞습니다.

맞춤법 톺아보기 연작 7화

돼요.

나는 화면을 조금 더 아래로 내렸다.

촬영 날짜가 몇 번 더 지나갔다.

‘작가님 어디에요?’

‘지금 갈게요.’

‘자료 받았어요.’

‘수고하셨어요.’

그런 말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마지막 촬영이 끝났다.

단체 사진이 한 장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화면을 확대해야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맨 앞줄 끝에 있었고,

도현은 한참 뒤에 서 있었다.

긴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붙어 앉아 있었다.

누군가는 잔을 들었고,

누군가는 촬영 때 있었던 일을 다시 꺼내고 있었다.

나는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술도 잘 마시지 못했고,

여럿이 한꺼번에 떠드는 자리에서는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몰랐다.

앞에 놓인 잔은 거의 그대로였다.

선배 작가가 옆에서 웃으면 따라 웃는 척했고,

누가 말을 걸면 짧게 대답했다.

몇 자리 건너편에는 도현이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잘도 웃고 있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이제 작가님이라고 부를일도 없겠네요’

나는 고개를 들었다.

도현은 여전히 옆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러네요.’

잠시 뒤.

‘좋은건가’

‘뭐가요?’

‘작가님이라고 안 불러도 되는거’

‘그럼 뭐라고 부르려고요.’

답장은 바로 오지 않았다.

건너편에서 도현이 잔을 내려놓는 게 보였다.

‘이서윤씨?’

‘이상한데요.’

‘서윤씨’

나는 그 글자를 한참 봤다.

육 년 뒤의 나에게는 너무 익숙한 호칭이었다.

그때의 나는 처음 받아보는 이름이었다.

‘그것도 좀 이상해요.’

‘그럼 계속 작가님?’

‘마음대로 하세요.’

‘그건 너무 어려운데’

누군가 건배를 하자고 했다.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잔을 들었다.

힘들었던 촬영 이야기가 나왔고,

방송에 못 나간 장면 이야기가 나왔고,

다시는 이런 거 하지 말자는 사람이 가장 크게 웃었다.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벌써 취해 있었다.

나는 말없이 잔 가장자리만 만지고 있었다.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근데 이제 연락할 일도 없겠네요’

이번에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맞는 말이었다.

내일부터는 그가 나한테 자료를 달라고 할 일도,

내가 그에게 어디냐고 물을 일도 없었다.

그동안 우리가 나눈 모든 대화에는 이유가 있었다.

촬영 때문에.

자료 때문에.

누가 찾는다고 해서.

나는 몇 자리 건너편을 봤다.

도현도 나를 보고 있었다.

곧 메시지가 하나 더 왔다.

‘일 없어도 연락해도 되요?’

나는 문장을 읽었다.

마지막까지 틀렸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웃었다.

고개를 숙이고 웃어서 아무도 못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도현이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답했다.

‘돼요.’

잠시 뒤 답장이 왔다.

‘그거 맞춤법 알려준 거예요?’

나는 웃으며 답했다.

‘네.’

곧 다시 메시지가 왔다.

‘그럼 연락해도 된다는 것도 맞아요?’

이번에는 조금 오래 화면을 바라봤다.

그리고,

‘네.’

라고 보냈다.

도현이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그가 웃는 게 보였다.

‘알겠습니다’

그 뒤로는 더 이상 메시지가 오지 않았다.

술자리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선배 작가들과 인사를 하고 가방을 챙겼다.

도현의 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

먼저 갔나 보다 생각했다.

가게 밖으로 나갔다.

도현이 입구 옆에 서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안 가셨어요?”

도현이 몸을 일으켰다.

“이제 가려고요.”

그게 전부였다.

나는 더 묻지 않았고,

도현도 기다렸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그날은 처음으로,

서로를 찾을 이유가 없었는데도

같은 곳에 있었다.